추억의 골든 팝쏭 10. La Buena Vida - Tormenta en la mañana de la vida 추억의골든팝쏭

지금이야 수입음반도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배송비의 압박만 감수할 수 있다면 아마존에서 최신 국내 미발매 음반들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10년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쇼핑은 커녕, 내가 알고있는 수입음반을 구하는 창구는 신촌의 향음악사가 유일했다. 

향음악사는 거의 천국이나 다름 없었다. 물론 교보문고의 핫트랙스같은 대형 음반매장에서는 최신 라이센스반을 들어보고 살 수 있었다. 어느정도의 수입앨범이나 싱글들도 구할 수 있었고. 하지만 내가 구하고 싶은 앨범들이 대형 음반매장에 없었던 적은 있어도 향음악사에 없었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향음악사에 놀러갔다. 

돈없는 청춘에게 2~3만원씩 하는 수입음반은 큰 부담이었기에 오메불망 가능성없는 라이센스를 기다리며 그 작은 향음악사에서 앨범 커버를 구경하고, 트랙리스트를 외우고 놀던 기억이있다. 유니텔에서 어떤 음반이 죽여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향음악사를 찾아가 씨디를 구경하고는 햄버거를 먹고 돌아왔다. 

사실 향음악사에서 직접 씨디를 구입한 기억은 거의 없다. 대부분 그냥 구경만 하고 올 뿐이었고, 수입앨범 따위는 지금도 구입하지 못하는데 당시는 더욱 불가능했다. 그러던 중, La Buena Vida의 Panorama앨범이 라이센스 된다는 소식을 유니텔에서 듣게 되었다. 언젠가 Tormenta en la mañana de la vida를 듣고 완전히 빈사상태에 빠졌던 기억이 있는지라 당장 향음악사로 달려갔다.

알레스뮤직에서 보너스 씨디를 포함해 Gran Panorama라는 타이틀로 라이센스를 해줬다. 라이센스만으로도 황송한데, 더욱 놀라운 것은 스페인어인 가사도 번역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수입반의 좋은 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라이센스반을 선호하는 이유가 이러한 매력때문이다.(사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요즘은 좀 싼편이지만..)

어쨌든 신촌까지 달려가서 그 앨범 하나를 사가지고 그렇게 좋아하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하나 사 먹으면서 씨디를 씨디피에 돌리며 부클릿을 살펴보는 그 기분이란!!!


언젠가 내가 씨디를 사모으는 취미가 있다는 것을 들은 지인이 왜 돈을 버리는 짓을 하냐고 한적이 있다. 뭐 웃으며 그냥 취미예요. 라고 말했지만 그런 놈들은 평생을 가도 이해할 수 없을거다. 음반은 그냥 파일 몇개로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추억과 함께 소유하는 것임을.



덧글

  • 2010/06/24 16:1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로니우드 2010/06/25 01:26 #

    저도 애지중지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햄버거의 잔해정도는 안떨어지게 조심해서 먹었습니다. 하하하
  • ketil 2010/08/04 16:10 # 답글

    언젠가 Tormenta en la mañana de la vida를 듣고 완전히 빈사상태에 빠졌던 기억이 있는지라 ---> 공감합니다.
  • 로니우드 2010/08/05 18:45 #

    파노라마 다음 앨범도 라이센스가 되긴 했는데 들어보질 못했어요.
    파노라마 앨범은 정말 대단한 앨범이죠!
  • 아름다운 인생 2011/01/28 21:57 # 삭제 답글

    Tormenta en la mañana de la vida 저도 이 곡을 핫뮤직 샘플러 시디에서 처음 듣고(군에서^^;) 휴가 나와 바로 질렀던... 최근 장만한 오디오로 간만에 La buena Vida 음반을 듣다 갑자기 요즘은 뭐하나 싶어 검색해서 여기까지 오게되었네요~!

    즐거운 설 명절 되시길~!
  • 로니우드 2011/01/31 00:30 #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앨범 좋은 밴드지요.
  • SadLegend 2012/11/08 17:16 # 삭제 답글


    참 신기한게 몇년이 지난 후 다시 듣게 되면 꼭 지금 마음이랑 같은 사람의 글을 찾게 된다는 것.. 이 음악을 들으며 어김없이 검색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네요.

    전 군대 있을 당시 힘들게 들여왔던 '핫뮤직'에 수록된 샘플시디 중 한 곡이였습니다. 나중에 제대 후에 구입해서 열심히 들었었죠. 오늘 한시간 늦게 출근하게되어 여유시간에 리핑하여 폰에 넣어 지금 듣고 있습니다.

    추억도 아련하고 음악도 아련합니다.
  • 로니우드 2012/11/19 22:45 #

    그쵸? 이 곡을 들고 있으면 진짜 나른하면서도 마음이 충만한 무언가로 가득 차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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