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 - The Death of You and Me 추억의골든팝쏭

1. 
내가 오아시스를 처음 들었던 것은 MG 앨범이였다. 내가 국민학교(그래, 무려 국민학교) 6학년 때 다니던 학원의 영어선생님과 가지고 있던 음반을 바꾸어 들었는데, 그분께서 빌려주신 것이 MG 앨범이었다. 나는 양파의 데뷰앨범을 빌려줬었다. 희대의 명반이라고 칭송을 받는 MG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의 감상은 솔직히 별거 없었다. 지금도 나는 MG보다는 DM을 더 좋아한다. 영국에서는 거지도 wonderwall을 듣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내 귀에는 잘 들어오지 않았다.

2.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내가 20살이 되었을 때, 나는 음악을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 대학진학에 실패하고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하는 일이라고는 음악을 듣는 일밖에 없었다. 할일이라고는 별로 없었다. 뭔가 열심히 했던 것은 소림축구를 10번 이상 극장에서 본 것과, 여자아이에게 잘보이려고 노력한 것, 그리고 음악을 듣는 일이 전부였다. 소림축구는 100만관객을 넘기고는 극장에서 내려왔고, 여자아이는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음악을 듣는 것이 전부였다. 돈의 한계가 있어서 CD를 많이 사지는 못했지만 한달에 대여섯장의 씨디를 구입하고는 닳도록 들었고, 내가 일하는 편의점에서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나 플레이밍 립스가 흘러나왔다. 일이 끝나면 친척 형들이 운영하던 PC방에 가서 두시간씩 음악을 들었다. 당시 폭발적인 유행이었던 디아블로 2나 스타크래프트같은 게임도 하지 않고 음악만 들었다. 프린스를 듣고, 홀을 듣고, 우탱클랜, 라 부에나 비다, U2 등을 들었다.

3.
그렇게 PC방에서 음악을 듣다가 우연찮게 팝송 가사를 번역해 놓은 사이트에 방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공교로운 우연으로 wonderwall의 가사 번역을 읽게되었다. 사실 그 번역은 되게 엉터리 의역이었는데, 그게 묘하게도 나를 사로잡았다. 엄청나게 뒤늦게 오아시스를 다시보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웃기게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wonderwall이 아니라 slide away였다. 지금은 대충 가사를 이해하긴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가사도 잘 모르고 노엘의 기타 톤과, 리암의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물론 지금도 좋아하고. 언제나 CD를 구울 때, wonderwall과 slide away는 빼지 않고 집어넣었다. wonderwall은 지금 좀 질리는 감이 있지만, 아직도 slide away는 전혀 질리지 않는다.

4. 
오아시스가 해체를 발표했을 때, 나는 그닥 놀라지 않았다. 이 밴드가 지금까지 앨범을 내고 활동해 온 것이 기적일 정도로 내구성이 형편없는 밴드였다. 오히려 나는 해체 사실은 반겼다. 그동안 두 형제가 싸움박질을 하는 것을 봤을 때, 분명 좋은 곡들은 감춰두고 있다가 각자 따로 활동을 할 때 레코딩을 하려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디아이의 앨범은 꽤나 훌륭했다. 노엘이 기타를 치지 않은 오아시스의 음악이었고, 몇몇의 킬러싱글이 있었다. 그리고 노엘의 솔로 앨범이 발매가 임박했다.

5.
노엘의 솔로앨범을 들어본 바에 의하면 분명히 내 예상은 맞았다. 이 새끼들은 좋은 곡은 다 쟁여놨다가 자기 앨범에서 풀어놓았다. 구성은 꽉 차있고, 어느 곡 하나 버릴 곡이 없다. 선공개 되었던 The Death Of You And Me를 들었을 때는 좀 다른 음악을 할 것 같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결국 노엘은 노엘이었다. 아름다운 멜로디를 갖춘 좋은 락큰롤이다. 

6.
그런데 확실히 예전에 두근거리던 떨림은 느껴지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들이 변한 거일까 내가 변한 것일까.





덧글

  • LeMinette 2011/10/21 00:47 # 답글

    지금 2011년 영국음악계 최고의 논쟁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네요.

    비디아이 vs 노엘 플하버

    근데 둘다 엄청 까임...ㅠㅠ 전 노엘의 손을 들겠습니다..
  • 로니우드 2011/10/21 18:48 #

    저도 노엘의 손을 들래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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