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 그래. 내 생일은 만우절이다. 가끔은 닞고 지내기도 한다. 생일 자체를 잊는 것은 아니다. 만우절인데 어떻게 잊어. 단지 시간이 지나는 것을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올해가 그랬다. 생일이 다가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날이 4월 1일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2.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생일날 축하받고, 선물도 받고싶고, 오늘은 내 생일이야. 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28년간 살아오면서 느낀건데, 내 생일은 저주 받았어. 내 생일날은 전국민의 생일이다. 구라 생일. 만우절은 비교적 학기 초이기 때문에, 애들끼리 별로 친하지도 않고 생일따위 말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일날 학교에 가면, 반 학우들이 맨날 내게 다가와서 말했다. 오늘 내 생일이야. 물론 나도 말했다. 그래? 나도 오늘 생일인데. 학우는 말한다. 병시나 구란거 모를줄 알아? 나도 구란데.
심지어는 우리 아버지도 내가 태어났을 때 믿지 않으셨다고 한다. 아들이요? 에이 만우절인거 다 알아요.
3.
그래서 나는 생일 당일날 내 생일을 말하지 않는 버릇이 들었다. 그러다 생일따위 챙기지 않는 집안 분위기때문에 생일을 애써 무시하는 것이 생활이 되었다. 여자친구가 있을 때는 챙겨주곤 했지만, 챙겨줘도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생일 그까이꺼 시발.
4.
그러다가 올해 페이스북을 하는 덕분에, 어학원의 외국인들이 내 생일을 알아버렸다. 학원에서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오늘 얘 생일이야. 라는 말을 마구 외쳤다. 아, 뭔가 고맙긴 한데, 이런 경우는 적응이 안된다.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부끄러워했다.
5.
그와중에 학원사람들이 오늘 생일이냐, 같이 맥주나 한잔하자. 그러길래 그러마했더니 생일날 약속도 없냐는 반응을 보였다. 아오. 내가 친구가 없어서......가 아니고 그냥 내 생일은 생일이 아니라니까?!
ㅠㅠ
6.
진짜 오랜만에 여자친구가 아닌 사람들이 사준 케이크에 촛불을 껐다. 물론 소원은 취직하고싶어요. 였다. 취직해서 빚을 빨리 갚고 싶어요.
7.
생일 선물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생일날 좋은 노래를 찾았다. 검정치마의 키보드 출신이라는 야광토끼. 노래는 더럽게 못하지만 이런경우는 노래보다는 음악. 달콤하다. 이런경우는 달콤함이 전부지만, 그 전부가 굉장히 크다.




덧글
2011/04/08 10:09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로니우드 2011/04/08 22:27 #
나중에 이름을 말씀드릴께요. 로니우드는 롤링스톤즈를 좋아해서 지은 닉네임이라서요. 그 이름은 저랑 너무 안어룰리네요. 낄낄. 그리고 선물은 정말로 괜찮아요. 사실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는 것이 익숙하지도 않고요. 비공개로 꼭 메일이라도 적어주세요. 연락할 수단은 있어야겠죠? 하하
2011/04/11 13:42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로니우드 2011/04/12 01:28 #
와, 저도 사실 여행을 되게 귀찮아해요. 물론 취직하면 여행도 좀 다녀볼 계획이지만요. 하하. 와 기분이 궁금해요. 오랜만에 고향땅을 밟는다는 것. 전 뭐 인천에서 태어나서 인천에서 살다가 부천으로 이사와서...그런 기분이 상상도되지 않아요.흠흠 어쨌든 저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2011/04/14 13:35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로니우드 2011/04/15 02:55 #
거짓말! 주무시고 계셨으면서. 하하하하하
2011/04/17 12:2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로니우드 2011/04/18 23:23 #
으하하 감사해요. 저도 가끔 날짜 감각이 없을 때 까먹어도 친한 친구들은 기억해주더라고요.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