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장 = 실패. 잡담

나도 알고 있다. 남자의 첫 정장은 언제나 실패라지. 그래서 결정했다. 기왕 실패할거 아주아주 싸게 가자!!!

동네에서 상의 5만원 하의 3만원하는 정장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대충 상의 사이즈만 맞추고, 하의는 수선을 하자. 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생각대로 될수는 없는 법. 그것들은 아주아주아주 두꺼운 한겨울 정장이었다. 음, 이제 봄이 다가오는데 모직으로된 한겨울 정장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면접을 보러간다.....아무리 생각해도 찐따같을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첫 정장은 실패한다는 소리에 싸구려 사려는 것 자체가 찐따같잖아? 아무리 찐따라도 쪄죽으라는 법은 없다. 그냥 좀 비싸더라도 봄 가을 정장을 구입하자.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보았다. 그런데 요즘 정장은 라펠의 폭이 왜 그렇게 좁음? 잘 어울리는 사람은 잘 어울리겠지만 내가 입으니까 너무 날티나던데-_- 어쨌든 검은색으로 입어보았다. 광택이 아예 없는 검은색은 뭔가 상갓집에 가는 것 같고 우울해 보여서 약간의 광택이 있는, 그렇다고 광택이 과하지 않은 것으로 골라서 입어보았다.


....거울 속에 삐끼 하나가 "형, 플로어에서 모텔까지~"를 외치는 것 같은 환상이 보였다.


아...날티나, 양아치같아, 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하고 뒷머리를 많이 기르고 피어싱을 해야할 것 같아...

물론 정장이 나쁜건 아니다. 단지 내가 그렇게 생긴 것일 뿐.  그래서 첫 정장계의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같은, 멘큐의 경제 학원론 같은, 그러니까 입문용으로는 짱이라는 다크네이비로 갔다. 집에 다크네이비의 정장 자켓이 있는데, 자켓만 있어서...바지만 사기에는 원단이나 여러가지가 달라서 좀 바보같을 것 같았다. 뭐 어차피 그 자켓은 그냥 캐쥬얼로 입으려고 산거니까.

다크 네이비 색은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바지에서 일어났다. 그러니까 난 29살이 되도록 정장을 한번도 사본적도 입어본적도 없다. 그래서 당연히 정장바지를 청바지 입듯이 내려입으려고 했고, 직원이 내 체형을 보고 추천해주는 사이즈가 맞을리가 없지.

처음에는 32를 입었다. 작아. 33을 입었다. 역시 작아. 엄청나게 올려입었더니 맞는다. 그러나 엉덩이가 기아상태에 빠질 것 같았다.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남자가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엉덩이가 먹은 바지를 빼는거라며? 

그래서 투덜거리니까 직원이 그러는데, 세상에 정장바지를 누가 그렇게 내려입나요? 고갱님은 여기다 입어야 하는데, 힙이 좀 있으시네요 고갱님. 고갱님 힙은 나름 올라붙어있어서 엉덩이가 바지 잘 안먹습니다 고갱님. 이라길래 그런가보다 했다.

어쨌든 그렇게 정장을 힘들게 구입하고, 밸트, 양말, 구두까지 구입했다. 아 구두도 역시 처음 산거라 이러저러한 에피소드가 있지만, 쓰다보니 귀찮아진다.


기장 좀 딱 떨어지게 잘라달라니까 직원놈이 고갱님 이정도가 딱 적당함니다 고갱님 그러길래 좀 짜증남. 저렇게 밑단 주름잡히는거 싫다고.ㅠㅠ  동네 수선집에서 다시 수선해야겠다.


뭔가 이상한 부워에 뭔가 이상한 수정이 가있지만, 신경쓰면 지는거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사진 찍을때는 몰랐는데, 찍고나니까 지퍼를 반밖에 안올렷더라고...;;; 그리고 저놈의 행커치프는 아예 박음질로 붙어있던데..저거 어떻게 떼어내는 건가효? 그리고 넥타이는 아버지 넥타이를 급하게 해봤는데, 아무래도 넥타이 매는 법을 잘 몰라서...연습을 해봐야지. 

사실 정장이 저정도로 광이 번쩍번쩍하지 않는데, 화장실에서 찍다보니까 광이 번쩍번쩍하다. 아, 날티나...-_- 여러분 저 삐끼아닙니다. 그냥 학생이예요.



개인적인 총평

지금 보니까 상의가 좀 작아보인다. 아무래도 교환보다는 살을 빼는게 좋을 듯? 나 진짜 점점 돼지가 되어간다.ㅠㅠ
허리랑 기장을 5천원주고 수선했는데, 얼어죽을 기장이 마음에 안든다.
실제로는 광택이 그렇게 없지만, 날티가 안나지는 않는다. 싸구려의 한계.
그렇게 싸게 사려고 노력을 했고, 실제로도 싸게 샀지만, 워낙 가난해서 앞으로 거지 예약. 아이고 히어로즈가 '형님~'하겠네!



덧글

  • acrobat 2011/03/02 09:17 # 답글

    행거치프처럼 달려있는건 손으로 툭툭 하믄 뜯어져요..~
    그래도 안뜯어지면 커터칼로 살살 달래믄서 떼믄 댑니다...
    요즘엔 저런게 다 붙어나와서 촘 난감하죠 ㅎㅎ
  • 로니우드 2011/03/02 18:58 #

    음 커터칼로 잘 떼봐야겠어요. 전 처음살 때 그냥 포켓에 넣어져있는줄 알고 집에가서 빼야지 했는데, 알고보니 고정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회고록 2011/03/02 09:23 # 답글

    요즘 정장 묘하게 저 행거가 다 붙어 나오죠;;;; 대략 남감한 점은 저런 스타일의 정장을 입고
    호텔이라던가 무슨무슨 연회장 같은 곳에 가게 되면 꼭 사람들이 불러싸대요.. 직원인줄 알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전 사자마자 칼로 북북!!!!!
  • 로니우드 2011/03/02 18:58 #

    저도 집에가서 칼로 북북!!!해야겠어요.
  • 연산 2011/03/02 11:05 # 답글

    기장 딱 떨어지게 하는 건 점원에게 구체적으로 말해야돼요 '구두굽에서 몇센치 올라가게 해주세요' 이런 식으로요
  • 로니우드 2011/03/02 18:59 #

    음 제가 정장을 처음사봐서 그렇게 말씀드리지 못했어요.ㅠㅠ 일단 입어보고 수선집에서 수선해야겠어요.
  • ellievalie 2011/03/02 15:51 # 삭제 답글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공부하듯이 다시 읽어야하나봐요.
  • 로니우드 2011/03/02 18:59 #

    으하하. 그냥 쇼핑했다는 자랑이지요 뭐.ㅋㅋㅋ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이라고 쓰고 재미없는 이라고 읽는) 개그가 좀 등장해서 그런걸까요? 하하.
  • 허어.. 2011/03/02 22:35 # 삭제 답글

    양복을 처음 살때엔 맞춤 양복이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꽤 고가이긴 하지만 최저를 구해보신다면 대략 40만원이면 상하의로 맞출 수 있고
    셔츠의 카라와 소매컷, 넥타이 배색과 행거칲의 컬러배치등을 자신에게 맞는걸로 이것저것 대봐 주실꺼고
    라펠, 벤트, 자켓 소매 버튼수등등 전부 상담받을수 있으니까요
    그리고...정장을 자주 입게 될때 알게될겁니다...
    상하의의 값보다 말도 안되게 비싼 넥타이와 악세사리에 더 얼이 나가 떨어지게 되실겁니다ㅋㅋㅋㅋ
  • 로니우드 2011/03/04 20:55 #

    40만원이라는 돈이 무지하게 부담되서 말이죠. 그리고 정장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데, 맞춤을 한다고 뭐 달라질 것 같지도 않고요. 좀 정장에 대해서 알고나서 맞춤을 해보려고요^^
    조언 감사합니다.
  • 2011/03/07 15:4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로니우드 2011/03/07 23:45 #

    으억 정장 가격정말 장난아니죠.ㅠㅠ
    가방은 대충 있는거 하고 다니고, 셔츠는 제가 팔이 길어서...그냥 기성복 XL입어서 팔길이를 맞춰야할 것 같아요.ㅠㅠ
  • 12 2013/03/16 06:50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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