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추억의골든팝쏭

친구 중에 벌써 애아빠가 있다. 어느날 갑자기 전화해서는 나 결혼한다. 라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안타깝게도 결혼을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하게된 케이스다-_-; 2009년이었는데, 내가 27살 때의 일이다. 

내가 결혼 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은 없던 나이었다.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와 오래도 만났고, 동갑내기라 슬슬 얘랑 결혼을 해야겠다. 하는 막연한 느낌만 가지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친구녀석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로 결혼이라는 단어가 순식간에 현실로 다가왔다. 와 나도 슬슬 결혼을 해야할 나이구나. 그래 얼른 졸업하고 취직해서 결혼하고 알콩달콩 살아야지.

...그러나 여자친구와는 얼마 후 헤어지고 말았다....-_-

이런 느낌이었는데, 원본이 없어서 꼴데버전. 하아...꼴빠로 살기도 참 어렵다.

어제 내 친구이자 내 친구의 여자치구인 녀석과 대화를 나누었다. 내용인 즉, 친구가 결혼을 좀 서두른다는 말이었다. 설명을 편하게 하기위해 여자를 A 남자를 B라고 하자. A는 물론 B와 결혼하고 싶지만, 현재 학자금도 상환해야하고 모아놓은 돈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해서 상황이 좀 나아지면 결혼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B는 하루라도 빨리 결혼을 하고 싶어해서 심지어는 A의 학자금도 갚아주겠다고 말했나 보더라. 그런데 B도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 것을 A가 잘 알고 있다.

뭐 내 입장에서는 둘 다 사귀기 전부터 친구였으니 둘이 결혼해서 잘 살면 좋은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라고 조언을 해줬다. 기왕 결혼하는거 나 취직하고 해. 아니면 나 축의금 별로 못낸다는 은근한 협박도 물론 섞어서.

그런데 대화를 계속 하다보니까 A는 결혼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이야 세상 없이 서로가 좋지만, 결혼하고 살다보면 정때문에 살고, 책임감 때문에 살고 그럴까봐 두렵단다. A와 B 모두 아기를 낳을 생각따윈 가지고 있지도 않다. 나중에 생각이야 바뀔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아이 계획이 없기 때문에 두려움이 더욱 커져가는 것 같았다. 

여기서 내가 해줄말 따위는 별로 없었다. 아니 내 코가 석자인데, 니들은 그래도 직장인이지만 난 학생이거든. 낄낄...ㅠㅠ 흠..가만히 듣고 있어보면 되게 무서운 말이다. 아직 27살의 창창한 아가씨가 벌써부터 결혼 후의 권태기에 대한 걱정을 하다니. 사실 A가 현명한 것일지도 모르지. 불꽃튀게 서로를 사랑하다가도 결혼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니까. 튀는 불꽃에 현혹되서 생각없이 덜컥 결혼했다가 잘못되면 생각만해도 골치아프다. A와 B 둘 다 친구인 내 입장도 참 난감해진다. 

지금까지 결혼은 항상 근사한 이미지였다. 2009년에 친구의 결혼 발표 때도 생각없이 부럽기만 했다. 매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첫번째로 근사한 이유였고, 진정한 하나가 된다는 것이 두번째로 근사한 이유였다. 연인이지만 서로 공유할 수 없었던 것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근사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까 되게 당연하게도 멍청한 생각이다. 결혼이 소꿉장난이 아닐진데, 그렇게 근사하기만 할리가 없잖아. 이야 이 나이를 처먹고 이렇게 순진한 생각을 멍청하게 가지고 있었다니. 나도 참 나다.
 
결혼이 근사하기만 하지 않은 이유야 따로 언급하진 않겠다. 여러가지가 있겠지. 생각만해도 착찹하다. 

아 생각을 정리하기 어렵다. 확실히 나한테 아직 결혼 생각은 이르다. 다른건 둘째쳐도 일단 여자가 없으니-_-




Snow Patrol - Chasing Cars

처음 들었을 때 여자애들이나 좋아할 곡이라고 생각했었다. 계속 듣다보니 스노패트롤과 여자분들께 정말 많이 죄송하고 사과드림-_-;

들을수록 가사가 마음에 든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